소심하고 부끄럼 많고 낯을 심하게 가리는 43살의 둥이 엄마 입니다..
결혼 전 운동이라고는 걷는 거 말고는 딱히 해본적이 없었고, 운동을 안해도 언제나 43~45kg 를 유지 했었어요. 영원히 안찔 줄 알았다요....ㅠㅠ 결혼 후 살이 조금씩 찌기 시작하더니 결혼 3년만에 10kg 늘고 아이는 생기지 않고 난임센터에서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.. 그 후 5kg정도 감량후 시험관 시술을 했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쌍둥이를 갖게 되었다지요.. 키도 작은데 이란성 쌍둥이를 임신한데다 초반에 하혈을 심하게 해서 아이들 낳을 때까지 절대 안정을 해야 했어요.. 계~~속 누워서 차려준 밥 먹고 눕고 반복.. 출산만 하면 살은 다시 빠질 줄 알았어요.. 하..지..만... 대부분 그렇듯.. 아기 몸무게만 빠져 있고 그마저도 육아로 지친 나에게 야식을 선물하며 최고 몸무게 매월 갱신.. 허리랑 골반은 둥이 품고 있는 동안 완전 틀어지고 망가져서 매일 아침 잠에서 깰 때 바로 잠자리에서 일어설 수가 없었어요. 허리가 안 움직이더라구요.. 뭔가 아주 많이 잘못 되고 있음을 알았지만 내가 건강하게 사는 것보다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는 게 컸던거 같아요. 면역력은 떨어지고 조금만 힘들어도 대상포진이 오더라구요. 그렇게 아이들이 3살이 되던 해까지 저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보냈어요. 아이들이 살짝 손이 덜 가는 시점이 되어 정신 차려보니 거울 앞에 푸짐한 아줌마 한분이 서 계시더라구요. 응...? 이게 나....? 하.... 뭐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아파트 단지 공복으로 걷기 시작 했고 걷는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느꼈죠. 하지만 다른 운동을 하기에는 부끄럽고..ㅋㅋㅋ 걷는 건 자신있었기에 런닝 머신을 구입.. 코로나가 터지던 그 해에 돌밥의 스트레스를 런닝으로 풀기 시작해서 대략 8kg 정도 감량에 성공... 한 듯 했으나 인대가 늘어나며 런닝을 쉬고 다시 8kg 컴백.. 다시 뭘 좀 해 볼까 하는 생각으로 작년 6월부터 필라테스 시작... 그..러...나... 네... 재미가 없었어요... 허리가 한 주먹만 한 팔 다리 긴 아가씨들 사이에서 따라하려니 자괴감에 마음도 힘들고 동작도 힘든데 살은 안 빠지고 운동 했다는 생각에 더 먹고 몸무게가 오히려 늘었..... 그래... 난 골반,척추 교정 한 걸로 만족한다...라고 정신 승리를 한 후 뭔가 더 재미있는 건 없을까 폭풍 검색 중 리듬복싱을 보게 되었지요.. 리듬복싱에 대한 얘기는 주위에서 많이 들었어요.. 운동량 많다더라 살 많이 뺐다더라.. 근데 제가 등록 하러 가는데 까지는 굉장히 어렵고 힘들더라구요.. 마음 먹기가...ㅎㅎ 온전히 나를 위해 쓰겠다고 아껴둔 코로나 상생지원금의 기한이 며칠 안 남은 걸 가까스로 기억해내고 어차피 내 돈 안 들어가니까 해보고 싶었던거 한번 해보자.. 라는 마음으로 12월 말일 쯤 등록 하고 22년 1월 6일부터 운동을 시작했어요. 아는 사람도 없이 혼자서 뻘쭘하게 어떻게 하지... 시작하기 전날도 걱정 했는데 쓸데 없는 생각이었어요. 첫날 도착하자마자 뻘쭘해 할 틈도 없이 관장님과 강사님께 이끌려 인바디 측정하고 기본 동작 배우기 시작했고 한번도 안 해본 운동이라 쨉을 날리는 내 모습이 좀 많이 부끄럽긴 했지만... 음.. 이거 못 따라하는 나를 보는게 더 창피하니 집에서 라운드 복습도 하며 나름 열심히 했던거 같아요.. 줄넘기도 이렇게 본격적으로 해 본적이 단 한번도 없었어요. 초등학교 때도 그냥 대충 시간만 때웠던거 같은데 줄넘기가 이렇게 힘든거였나.. 싶을 정도로 3개 넘고 걸리고 5개 넘고 걸리고 그렇게 걸리고 멈출 수 밖에 없는데도 중간 중간 토 나올려고 하더라구요. 너무 힘들어 숨이 안쉬어져서 멈춰서 아래로 숙이고 숨 쉬고 그랬다지요.. 물론 지금도 겨우 2개월 차 에 접어든 저로서는 자주 걸리고 멈출 수 밖에 없지만 토 나올려고 하는건 없어졌어요..ㅋㅋㅋ 줄넘기가 또 은근 욕심 생겨요..ㅋㅋ 나도 언젠가는 저 앞줄 언니들 처럼 안 쉬고 2곡 연속 할 수 있겠지.. 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어요. 라운드를 배울 때도 전 그냥 재밌더라구요. 지루하다는 분들도 있으신거 같던데 강사님이랑 관장님이 동작 가르쳐 주시고 다른 분 지도하러 가시면 혼자 연습해보고 다시 오셔서 제가 잘 못하고 있는 부분을 짚어서 가르쳐 주시고 (그 분들은 다 저를 보고 있었...) 계속 체크를 해주세요.. 힘들진 않은지, 운동 시작 후 아픈데는 없는지 자주 물어봐 주시고 끊임없이 꿈과 희망을 심어 주시니까요.. 다들 이렇게 시작해서 지금 저렇게 잘 할 수 있게 된 거다.. 누구나 처음은 다 그렇다. 지금처럼 꾸준히 하면 된다.. 아주 잘 하고 있다.. 관장님과 강사님이 자꾸 챙겨서 물어봐 주시고 하니까 아는 사람이 없어도 어색하다는 느낌이 없더라구요. 그리고 첨단점만 그런건 아닐테지만.. 기존에 다니고 있는 언니들이 먼저 인사 해 주셔서 소심한 저에겐 인사라도 건넬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너무 감사하더라구요. 필라테스는 찬바람 쌩쌩이어서 더 재미없었나 싶기도 하고 ㅎㅎ 특히나 운동 시작하면 노래가 빵빵하게 나오니까 그냥 막 흥이 차올라요..ㅋㅋㅋ 잊고 있던 나의 20대 , 나이트에서의 그 흥분이 느껴지며 흥이 주체가 안되고 라운드 동작도 다 못 외웠는데 혼자 신나서 뛰다가 박자 놓치고 시작해서 중간 쯤 되면 에라 모르겠다.. 막 휘두르고 아.. 이런 거구나.. 할 때쯤 라운드가 끝나고 다음 라운드 노래가 나오면 또 흥이 차오르고..ㅋㅋㅋ 그렇게 그냥 재밌게 하다보니 6주가 지났어요.. ( 제대로 한 건 5주 정도에요.. 운동 시작하고 2주차에 욕심내서 4만보씩 걷다가 무릎이 아파 명절 전 후로 1주일 정도 쉬었어요) . 명절 후 무릎도 좋아지고 이제 라운드도 대충은 따라 하겠고 (아직도 많이 틀리지만) 넘나 재밌어요.. 토요일 운동도 나가게 되고 오전에 아이들 일정이 있어 운동을 못 가게 되면 저녁 운동을 나가게 되는 그런 매력적인 운동이에요.. 나 왜 이걸 마흔셋에 알게 된 것이냐.. 마흔이 되기 전에 알았다면 살이 조금이라도 더 잘 빠졌을 것을.. 아쉬워요.. 시간이 아깝고.. 돈이 아깝고..(필라테스 6개월 할 돈으로 리듬복싱 3년 끊겠더라는..) 사실... 2번째 인바디 할 때 몸무게가 3kg 밖에 안빠져서 한껏 소심하게 관장님께 몸무게가 계속 그 자리에요.. 했거든요.. 관장님이 인바디 보시고 너무나 기뻐하시며(저보다 더 좋아하심..) 체지방이 7kg가 넘게 빠지고 더 중요한 근육이 2kg넘게 붙었다고 이런 게 체지방만 빠진거 보다 더 좋은 거다 라고 폭풍칭찬 해주셨어요. 첫번째 인바디랑 비교 해보면 복부 둘레도 10cm가량 줄었고 (가슴 둘레보다 배 둘레가 더 컸던 거 실화임..--:) 내장 지방도 많이 줄고 복부지방도 줄고 무엇보다 기초대사량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반칸이었는데 4칸 에서 쪼끔 더 나오더라구요..ㅋㅋㅋ 다이어트 시작했으니 식이 조절 하고 (점심에만 탄수화물로 밥은 3수저 먹...) 아.. 배고프다... 하면서 잠들고 했지만.. 운동은 너무 재밌게 했거든요.. 그냥 막 휘두르고 줄넘기 좀 뛰고.. 왔는데 왜 때문에 근육이 늘었지...(아직도 미스테리).. 식이도 한다고 하고 운동도 내 인생에서 최고로 열심히 했는데 몸무게가 3kg밖에 안 빠지다니.. 좌절 중이었는데 인바디 보고 음... 나름 선방 했군... 했어요... 관장님이 며칠 전 수업 마치면서 체지방을 7kg로 빼고 근육이 2kg 는 신규회원이 계신다 하셨을 때 (부끄러워서 저 아닌척 처음 듣는 얘기인 척 했어요..) 다른 분들의 반응을 보고 아... 나 잘한거구나... 더 느꼈어요.. 즐겁게 운동 할 수 있게 지도해주시고 챙겨주시는 관장님과 강사님 너무나 감사드려요. 만나는 사람마다 리듬복싱 극찬을 하고 있어요.. 친정엄마도 시켜볼까 싶기도 하고..ㅋ 육아의 스트레스 날려버릴 분들 다들 134 리듬복싱으로 오세요~~!!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해봅니다
클릭한 순간 깜짝 놀랬습니다.^^; 엄~~청 길어서요 ㅎㅎㅎ
이 글을 보실 많은 분들께 제가 부탁드립니다. 혹시라도 너무 길다고 지루해하지 마시고 잠시 시간 내셔서 천천히 읽어봐주세요^^
어린아이처럼 기뻐하시는 저희 회원님의 마음이 느껴지실 거에요.^^
인바디 결과를 보고 제가 너무너무 기뻤습니다.ㅎ
너무 좋아서 제가 다른 회원님들께 자랑처럼 소개해드렸네요 ^^;; 마음으로는 앞으로 모셔서ㅋ 같이 얘기라도 나누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어서 ^^;;
회원님들 모두 축하해주셨고 마음속으로 더 열심히 운동하겠다는 자극을 받으셨을거라 생각합니다.
우리 둥이들이 엄마 최고 !!! 하는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. ㅎㅎㅎ
혼자 오셨지만 절대 혼자가 아닙니다. ^^
앞으로도 지금처럼 건강하게 즐겁게 함께 운동해요~
남겨주신 소중한 후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. ^^